[ 태항산 ] 인공수로 홍기거(紅箕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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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거'는 홍기를 내걸고 만든 수로라는 의미다. 길이가 자그마치 1500km나 된다. 물이 넘치는 만리장성이라고 할 만하다. 하남성 임주시에 사는 주민 30만 명이 10년에 걸쳐 이뤄낸 대역사이다. 1960년부터 10년간 공사가 진행되었으며, 공사 중 숨진 사람이 80명에 이른다. 가파른 절벽에 폭 4m, 높이 3~4m의 수로를 냈다. 수로를 내기 위해 뚫은 동굴이 400개나 된다. 가장 난공사 지점인 '청년동(靑年洞)'의 일화는 유명하다. 길이 615m인 이 동굴은 이 마을 남녀 청년 300명이 1년 5개월에 걸쳐 뚫었다고 한다. 이 지점은 물길의 요지로 이곳의 성패가 전체 공사의 성공여부를 좌우할 정도였다. 이 마을 청년들은 공사 제한시간을 무시하고, 날마다 몰래 자발적으로 작업을 강행해 눈물겨운 완공을 이뤄낸 것이다.
홍기거지역은 예로부터 물이 귀한 곳이다. 마을이 700~800m 절벽 위에 있으니 물을 끌어올 곳도 없다.
이곳에는 물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며느리의 일화가 있다. 물을 길으러 간 시아버지를 마중나간 며느리가 물동이를 시아버지로부터 넘겨받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그만 넘어지고 만다. 다음날 시어머니가 이웃집에서 물을 꿔오는 것을 본 며느리가 부끄러운 나머지 자살하고 만다. 그 시부모와 남편 역시 동네를 떠났다.
물이 귀해 식용유보다 비싸다는 이곳. 홍기거 공사를 주도한 사람은 당시 29살의 젊은 당서기 양귀였다. 그는 주민의 숙원인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주은래 수상에게 수로사업을 건의해 승인을 얻어냈다. 70km 구간의 수로에 낙차가 10m 밖에 되지 않아 공사에 애를 먹기도 했다. 섬서성의 장하에서 끌어들인 물은 1,500km의 수로를 따라 임주시 인민의 목을 축이고 논밭을 축축히 적신다. 임주시 인구 70만 명의 65%가 홍기거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홍기거는 '산과 물을 바로잡는다'는 홍기거 정신을 낳았다. 최근 불리어지는 '산가(山歌)'는 홍기거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
<산가(山歌)>
한 사나이 외바퀴 수레 밀고 가네
뜨끈한 칼국수, 술 고기 부럽지 않아
수레를 밀고 밀고 밀어
홍기거 만들어냈고
또 밀고 밀고 밀어서
밖에 나가 일하니 희망이 넘치고
또 밀고 밀고 밀어
의식주가 풍요롭네
지금도 밀고 밀고 밀어
희망찬 생활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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